저자 | 최동권, 김양진, 신상현 외 |
정가 | 40000원 |
상세정보
만문본『언두리[神]가 들려주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는 아라비아의『천일야화』나 인도의『슈카사프타티』(앵무새의 일흔 개 이야기), 중국의『요재지이(聊齋志異)』등과 비견되는 이야기이다. 그 모티프가 처음 인도의『베탈라판차빔자티』(악마가 비크라마디티야 왕에게 해준 스물다섯 가지 이야기)』에서 기원하여 티벳과 몽골을 거치고, 중국과 만주족에까지 전파되었다. 전파되는 과정에서 각 민족의 특색과 민간고사들이 혼재되어 재편성되고, 이야기의 내용이나 예술성에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티벳 지역에서는『ro-dngos』로 전승되고, 몽골 지역에서는『sidit? keg?r』로 전승되는가 하면, 중국에서는『尸語故事』라는 이름으로 바뀌기도 하였다.
주요 내용은 21개의 각기 다른 주제의 짧은 이야기들이 큰 틀 안에 들어있는 액자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얼허 야붕가 왕(王)이 신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말(대답)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나, 왕이 부지불식간에 감탄 등을 하느라 입을 열게 되면서 이야기는 끝이 없이 이어져 나간다. 이에 비해 원본인 『베탈라판차빔자티』에서는 스물다섯 번째 이야기에서 왕이 말을 하지 않아서 이야기가 종료되기 때문에 차이가 명확하다. 그러나 서사구조와 몇몇 고사의 줄거리와 주제 등에서 상당히 유사한 면을 보이고 있어서 북방민족의 이야기 문학 전파와 상호 교섭 관계와 그 양상을 연구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만주어는 매우 방대한 문헌 자료를 가지고 있지만 상당수의 자료는 정부의 공식 문서이거나 한문본을 번역한 자료이다. 그러나 이번에 번역하여 간행하게 되는 『언두리[神]가 들려주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는 만주어로 표기된 이야기 자료로서 그 활용도가 기대되는 바가 크다. 특히 만주학의 연구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만주어 자료의 활용이라고 판단되는 바, 여기에 『언두리[神]가 들려주는 끝나지 않는 이야기』의 자료적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