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 | 김유범, 김양진, 신상현, 여채려 |
정가 | 90000원 |
상세정보
이 책 역주(譯主)『한창녹몽(閒窓錄夢)』은 팔기의 포의좌령(包衣佐領)에 속해 있던 무치히얀(mucihiyan, 穆齊賢)이 27세 때인 도광 8년(1828) 1월 1일부터 기록한 일기이다. 저자인 무치히얀은 가경 6년(1801)에 북경에서 태어나 가경제 시기[1796-1820]에 청소년기를 보냈고, 도광제(道光帝) 시기[1821-1850]에 주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집안이 가난하여 궁핍하게 생활하였으나 어려서부터 만주어를 학습하였으며, 『요재지이(聊齋志異)』를 만주어로 번역할 때 참여할 정도로 만주어를 잘 구사하였다.
내용 중에는 저자가 북경의 극장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공연을 관람하는 기록이 보인다. 당시 북경에는 경극(京劇)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기예와 연극을 공연하던 ‘희원(戲園)’ 혹은 ‘희루(戱樓)’로 불리던 극장이 있었다. 이들 극장은 청나라 초기에 술을 팔던 ‘주관(酒館)’과 차를 팔던 ‘차원(茶園)’에 정식으로 무대를 만들어 ‘극장식 식당’ 형태로 상업적 영업을 하였으며, 희곡(戱曲)은 비교적 조용한 차원에서 공연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각각 희관(戱館)과 희원(戲園)으로 불리면서 전문화되었는데, 건륭제로부터 도광제에 이르기까지 북경에는 이러한 희원이 수십 군데가 있었다. 일기 가운데에는 ‘만흥원(萬興園)’, ‘부성원(阜成園)’, ‘경락원(慶樂園)’, ‘중화원(中和園)’, ‘천락원(天樂園)’, ‘광덕루(廣德樓)’ 등의 희원이 보이는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아울러 전문 극단[hūfan]이 있어 희원에서 극을 무대에 올렸는데, 일기에서는 ‘경화춘(景和春)’, ‘쌍화(雙和)’, ‘신흥금옥(新興金鈺)’, ‘춘대(春臺)’, ‘화춘(和春)’과 같은 극단과 이들 극단에서 공연한 『정충전(精忠傳)』, 『십불한(十不閑)』, 『석옥곤(石玉崑)』, 『용도안(龍圖案)』, 『임광순(任廣順)』, 『수호전(水滸傳)』 등의 작품이 보인다. 이러한 일기의 내용들은 당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기록이 존재하고 있어 훌륭한 연구 자료라 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