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정순분 |
정가 | 22000원 |
상세정보
-일본연애문학사
일본 문학에서는 형태와 정도는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전 시대를 통틀어 남녀 간의 사랑이 주제가 되지 않은 적이 없고 연애의 형태가 묘사되지 않은 적이 없다. 사랑 즉 연애야말로 일본 문학의 가장 큰 특징이며 전 시대를 꿰뚫을 수 있는 키워드이다. 『일본문학, 사랑을 꽃피우다』는 남녀 간의 사랑이 시대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모습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역사에서의 일반적인 시대 구분, ‘상대(~794년)-중고(794년~1192년)-중세(1192년~1603년)-근세(1603년~1868년)-근현대(1868년~현재)’, 즉 ‘나라 시대-헤이안 시대-가마쿠라·무로마치 시대-에도 시대-메이지·다이쇼·쇼와·헤이세이 시대’를 기반으로 각 시대의 문학적 주체인 ‘신-귀족-무사-상인-소시민’을 통해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각 시대별로 대표적인 작품을 3개씩 뽑아서 소개한다.
[흥미진진한 일본연애스토리]
고대 일본에서는 결혼 제도 자체는 일부다처제일지라도 부부사이에서 최종적인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었으므로 남성은 여성의 마음을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더구나 상류층 남성들은 많은 처를 거느려 자신의 후계자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었으므로 여러 여성들 사이에서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야 했다. 즉 귀족들 세계에서는 남녀 사이의 연애가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어 남성이 여성에게 어필하는 법, 여성이 남성을 대하는 법 등이 교양 생활의 근간을 이루었다.
그렇게 일본에서 오랫동안 남녀 간의 연애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인 안정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은 가문 중심의 세습제가 유지되고 또 외부로부터 침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상류층은 오로지 연애에 힘쓰고 문예를 즐길 수 있었다. 무사들이 할거하여 서로 전쟁을 하던 전란의 시대조차도 사랑이라는 주제는 문학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귀족들을 동경한 무사들이 자신의 품위 유지를 위해 풍류, 즉 여성과의 관계에 계속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전쟁을 떠나는 무사와 사랑하는 여인과의 사랑과 이별의 장면은 귀족 시대보다도 더 애틋하게 그려졌다. 또한 일본에서는 감정이나 욕망의 억제와 조절을 기본으로 하는 종교, 즉 불교나 유교의 사상이 일상생활을 지배하지 않은 것도 큰 요인이었다.
일본문학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스토리의 세계가 있다. 신화시대부터 일본인들은 사실보다 허구를 중요시하고 그 세계를 고유문자인 가나(?名)를 통해 자유자재로 표현해왔기 때문이다. 그런 다채로운 스토리가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 일본은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게임과 같은 문화 콘텐츠의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