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최명표 |
정가 | 27000원 |
상세정보
시적 공간이 시인의 감정 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공간 개념은 공간적 형식의 선험성으로부터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존재 스스로 거리를 설정하는 순간부터 구성된다. 즉, 공간은 존재의 실존적 조건에 의해 체험화된 경험현상이다. 이렇게 획득된 공간은 삶의 주체에 의해 실존적 의미를 구성하는 요소로 기능한다.
본서의 제1부는 백석의 시세계를 알아보는 두 편으로, 백석 시의 수사적 책략과 백석 시「修羅」의 분석적 읽기로 일제에 의한 강점기에 궁벽한 지역어를 고집스럽게 지켜내려고 노력하는 그의 시적 성취 과정 등을 담아내고 있다. 제2부는 ‘순수의 시학’으로 김상옥, 김종삼, 박용래, 한성기의 시세계를 살펴본 글들을 모았다. 제3부는 ‘동심의 시학’으로 김해강, 박목월, 오규원을 대상으로 삼았다. 김해강은 시적 성과에 비하여 한국근대시사에서 홀대받는 시인 중의 하나이다.
제4부는 시작품에 수용된 ‘소문의 시학’으로, 소문을 인간의 위선을 풍자하고, 사회적 현상을 폭로하며, 정치적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고발하기 위해 동원한 강인한론과 소문을 시작품에 적극적으로 수용한 시인인 정양론, 개인적인 생활의 고뇌와 사랑의 실패 등으로 인해 불우한 삶을 고백체의 글쓰기로 표출하는 김명순론을 탐색한다. 제5부는 카프시론이다. 단편서사시론, 서한체시론으로, 시 계열의 작품이 모두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사건을 시화하였다기보다는, 특정 작품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개인적이거나 가족적인 사건에 국한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제6부는 ‘윤동주 시에 나타난 모티프의 변주’로 윤동주가 초기에 보여준 모티프를 간단없이 변조하면서, 자기의 시세계를 확대하고 있다. 이 사실을 구명하기 위하여 초기시편을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고, 거기에 내재된 각종 모티프를 추출한 뒤, 그것들이 나중의 시편에서 어떻게 변모되어 가고 있는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