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송기한 |
정가 | 46000원 |
상세정보
진보주의 문학, 혹은 리얼리즘 문학, 그리고 프롤레타리아의 세계관을 담은 문학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결성된 카프가 성립된 지도 어언 100년 가까운 세월이 되었다. 일부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카프가 이뤄낸 성과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었다. 불온한 현실에 대한 반항이나 이를 토대로 미래에 대한 건강한 모형을 끊임없이 제시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얼리즘을 보는 시각은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의 기저에 지금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양극화의 폐해가 내재해 있음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란 총체성의 상실로 특징지어진다. 그것은 형이상학적으로는 영원의 상실이고, 따라서 파편화, 분열화된 인간상으로 구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주로 모더니즘의 인식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산문 양식이라고 해서 예외적인 것은 아니었다. 여기서는 주로 유토피아의 붕괴와 그에 따른 불온한 사회에 대한 반영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어떻든 그 잃어버린 고향이 바로 총체성이다. 산문양식이 그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가는 것, 그것이 리얼리즘이 추구하는 근본 목적 가운데 하나가된 것은 여기에 그 원인이 있다. 그 도정에 이르는 길이 갈등과 인정투쟁, 변증적 통일의 세계이다. 이 세계에 대한 지향이 바로 산문 양식이 리얼리즘에서 시도해야 할 궁극의 목표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