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임용택 |
정가 | 17000원 |
상세정보
본서는 문학을 그 시대의 사회와 현실의 반영으로 간주하는 이른바 반영론적 관점에서, 일본의 전체적인 사회의 흐름과 문학작품, 작가와의 관계를 공시성(共時性)과 통시성(通時性)을 고려하여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의 관점에서 본 일본 근대문학의 성격과 특성중 가장 일본적으로 여겨지는 부분을 중심 토픽으로 선정하여, 사회적 배경과 이와 관련된 작품의 특징을 규명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먼저 제1부 〈시대별 사회와 문학의 특징〉에서는 일본문학사의 기본적 시대구분인 5분법에 입각해, 각 시기별 정치상황과 사회, 문화의 성격을 이해하고, 동 시기 작가와 문학적 경향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한다. 특히 메이지 이후부터 현대에 이르는 사회의 변화와 대중문화의 흐름에 대한 개괄적 분석은 일본문학의 최근 동향을 가늠하는 자료가 될 것이다.
다음의 제2부 〈전통시가(詩歌)와 근·현대시가〉에서는 근대 이전부터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하이쿠(俳句)와 단카(短歌)가 근대 이후 어떤 형태로 계승되고 있는가를, 특징과 차이점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이를테면 하이쿠의 경우 근대 이전과 이후의 차별성은 무엇이며, 그것을 성립시킨 사회적 요인은 무엇인가, 나아가 하이쿠나 단카의 형식성이 근대시에 투영된 요소는 없는가 등을 복합적으로 점검한다. 무엇보다 근대시가 서양의 ‘poetry’를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염두에 둘 때, 이러한 비교분석은 필수적이라 하겠다. 소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현대시가에 대한 집중적 기술이나 분석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를 비롯해, 근대 하이쿠와 단카의 전반적 흐름에 대한 개관은 충분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고 자부한다.
한편 한 국가의 문학적 풍토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른바 민족지(民族誌, ethnicity)적 관점에서, 자연관이나 미의식, 사생관 등에 복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일본의 근대작가와 작품을 보면 자살한 작가나 죽음을 다룬 경우가 두드러지며, 무사도 정신이나 초닌(町人)들의 향락적 기질 등, 문학을 에워싼 사회 관습적 요인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3부 〈일본문학의 미의식과 가치관〉은 일본문학의 기본 풍토를 형성하는 전통적 가치관이나 미의식이 근대문학의 주요 정서로 어떻게 계승 혹은 변화되고 있는가에 초점을 두면서, 이른바 문화론적 관점에서 주요 작가와 문학작품 속의 일본적 정서와 미학을 고전과 근대문학을 아우르는 형태로 파악한다.
마지막 제4부 〈현대사회와 일본문학〉에서는 현대사회의 가장 큰 화두인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과 페미니즘(feminism)을 비롯해, 성(性)과 신체, 도시, 광기 등 일본 근대문학을 세부적으로 응시할 수 있는 담론(談論)적 주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제3부와 더불어 기존의 저술과는 차별되는 부분으로서, 2차대전 후 세계문학 속에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문
화와 예술의 주요개념을 일본 근대문학이라는 텍스트 속에서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의 문제의식이 기본 출발점이다. 이를테면 가부장제사회와 남성중심사회를 지탱해온 대서사(master-narrative)의 모더니즘적 담론체계가, 1970년대 이후 페미니즘이나 포스트모더니즘의 등장과 더불어 일본의 경우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은, 전후(戰後)에서 오늘에 이르는 일본 현대사회의 특징과 문학의 경향을 선도적으로 가늠하는 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본 저술은 일본 근대문학 전반에 대한 개괄적 정리에 머물지 않고, 개성적 소재나 특정 테마의 연구에 집중하는 가운데, 일본의 사회와 문학의 전반적 특징의 기술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각 사항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작가의 작품을 예로 제시하였으며, 이것은 사항별로 본 저술의 주장의 핵심을 이해하는 근거 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