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일본고전독회 |
정가 | 20000원 |
상세정보
이 책은 주로 근대 이전의 문학작품을 통해 일본 문화에 나타난 ≪에로티시즘≫의 특징 및 현상을 통시적으로 조망한다. 일본인이 과연 어떠한 성적 행동에 나름대로의 가치를 부여하였고, 무엇이 정념의 희열과 실연의 고통이 되었는지, 그리고 이러한 에로티시즘의 전통이 오늘날에는 어떠한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지와 일본인의 에로티시즘의 역사를 함께 살펴본다.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나누어 소개한다.
욕망과 금기 / ≪천황, 그 거침없는 욕망≫ 살아있는 신으로 추앙받으며 베일 속에 묻혀 지내던 천황의 사생활, 여제의 사랑과 진실의 왜곡, 천황 형제의 일탈과 궁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통해 고대 일본 천황가의 숨겨진 일면을 살펴본다. ≪금단의 에로스, 근친상간≫ 에로티시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일본문학 속에 나타난 금기 침범의 성적욕망이 어떻게 묘사되고 있는지 조명한다. ≪늙은 여인의 순정과 로맨스≫ 헤이안 시대의 문학 작품에 나타난 노녀의 사랑 이야기를 테마로 삼는다. 즉 풍류를 의미하는 ‘이로고노미’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호색적인 노녀의 연애담과 ‘이로고노미’의 역할에 대하여 조명하며, 개별적인 인물론에 그치지 않고 고대 전승과 작자의 작의라는 측면을 중시하고 와카를 읊는 능력, 이른바 가덕설화(歌德說話)의 문제, 노녀의 성과 해학, 무녀(巫女)적 여성의 역할에 대해서도 알아본다.
표현과 유혹 / ≪유혹의 기술≫ 궁궐과 귀족이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여러 가지 방법, 즉 유혹의 기술에 대하여 서술한다. ≪겐지 이야기, 그 은근한 성애표현≫ 일부다처제의 귀족사회를 배경으로 다양한 남녀 간의 사랑과 애욕의 세계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겐지 이야기》특유의 표현 기법을 주제로 작품 속 묘사에 주목하여 ‘머리카락’과 ‘의복’에 관련된 신체표현, ‘조개’와 ‘귤’에 의한 비유표현, 가요 인용 등을 통해 드러난 에로티시즘의 미학을 밝힌다. ≪설화문학의 성표현≫ 일본 고대에서 중세에 걸쳐 성립된 설화집 속에 나타난 성애 표현의 특징에 대하여 기술한다. ≪외설적 웃음, 그 세계와 취향≫ 18, 19세기, 대중소설가인 짓펜샤 잇쿠(十返しゃ一九)의 작품 세계를 통하여 그가 추구한 외설적 해학의 내용을 다룬다. 대중 소설의 최다 집필 작가이자 대표적 베스트셀러작가인 잇쿠의 중요한 창작 기법인 외설적 웃음에 드러난 그의 문학적 개성과 당시 서민의 소박하고 기발한 성적 풍자의 양상을 파헤친다.
성과 젠더 / ≪삼각관계와 에로티시즘, 그리고 젠더≫ 작품에 형상화된 삼각관계에 주목하여 출가와 죽음, 자살시도, 또는 원령의 복수 등 치명적인 결말로 끝을 맺는 파행적인 애정관계에 에로티시즘이 어떻게 그려져 있는지 살핀다. ≪퇴폐미의 추구, 귀족의 코스프레≫ 후기 귀족 소설에 나타난 에로티시즘의 양상을 다룬다. 귀족사회의 몰락을 배경으로 탄생한 후기 귀족 소설은 대부분 관능적인 자극, 탐미적 경향, 비도덕성을 특징으로 한다. ≪그 남자의 사랑, 남색의 역사≫ 일본 남성의 동성애 양상을 통시적으로 조감하고 이를 다룬 고전 문예의 미학을 소개한다.
사랑과 죽음 / ≪에도의 홍등가, 요시와라≫ 근세 시대, 에도의 공창으로 조성된 유곽인 요시와라의 구조 및 일상을 중심축으로 당시의 성 풍속을 조감한다. ≪정사, 사랑과 죽음의 환상≫ 17세기 말~18세기 초에 걸쳐 불어 닥친 이른바 정사 열풍과 이를 소재로 한 예능의 양상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색과 사랑의 드라마, 인형극≫ 노송나무로 만든 인형극인 조루리에 담긴 관능적 사랑의 드라마에 주목한다. 이 글에서는 특히 살아있는 여성의 동작보다 더 애절하고 애틋한 연기를 펼치는 인형극 속 여주인공의 관능미와 인형조종사 및 각본자의 미학을 규명하고, 가부키와 또 다른 에로티시즘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과정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