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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중문

  • 현대일본의 요괴문화론 -일본인의 상상력과 시대의 파도를 넘어 맹활약하는 요괴들

    저자 박전열, 임찬수, 고마쓰 가즈히코, 나카자토 료헤이, 김용의, 김종대, 김정숙
    정가 25000원

상세정보

일본의 요괴란 무엇인가. 일본 ‘요괴’의 가장 큰 특징은 많은 종류의 요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요괴의 특징을 생각할 때 그 바탕에 있는 신앙적 관념과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 번째 고래(古來) 일본 신앙의 바탕에는 이른바 ‘애니미즘’이라는 관념이 있다. 애니미즘이란 자연계의 모든 사물은 구체적인 형상을 가지고 동시에 각각 고유의 영혼이나 정령 등 초자연적 존재, 즉 영적 존재(신, 영, 혼)가 깃들어 있기 때문에, 사물이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현상에는 그 영적 존재의 의사가 반영되어 있다고 보는 신앙이다. 그 관념이 중요한 까닭은 영적 존재는 인간과 같이 의사를 가지고 사고하며, 희로애락을 느낀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두 번째 일본에서는 여러 가지 괴이현상에 이름을 지어 붙였다. 이 ‘이름짓기’에는 괴이 현상을 일으키는 영적 존재를 상정하고 그 영적 존재의 이름을 이용하여 이름을 붙이는 경우와 괴이 현상의 상태를 그대로 설명하여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다.
세 번째 이러한 ‘애니미즘’적 관념은 자연물을 가공하여 만들어낸 기물이나 도구까지 확장되었다. 즉 기물이나 도구에도 영혼과 정령이 깃들어 있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인간에게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여긴 것이다. 다시 말해 기물이나 도구의 영혼은 잠재적으로 요괴적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관념에 의해 수많은 기물이나 도구의 요괴가 탄생되었는데, 이를 ‘쓰쿠모가미(つくも神)’라 부른다. ‘쓰쿠모’란 ‘99’를 의미하며, 오래된 도구의 혼백은 스스로의 힘으로 요괴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네 번째 영적 존재의 악의가 시각적으로 드러날 때, 고대에서 중세의 일본인은 보통 그것을 귀(鬼)라는 한자를 써서 ‘오니’ 혹은 ‘귀신’이라 불렀다. 오니란 여러 가지로 사악한 모습으로 변한 영혼, 정령의 총칭이다. 이런 ‘오니’가 밤이 되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모습을 ‘백귀야행(百鬼夜行)’이라 한다. 따라서 오니는 오늘날의 ‘요괴’에 해당된다.
다섯 번째 중세에서 근세에 이르는 과정에 초자연적 존재, 요괴적 존재에 대한 신앙심, 즉 요괴가 실재한다고 믿는 관념이 쇠퇴하였다. 소설가나 화가들은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만든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서 ‘토토로’나 ‘스스와타리’와 같은 정령(요괴)을 만들어낸 것처럼 과거부터 전해지는 요괴의 모습을 참고하면서 자신의 상상을 덧붙여,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요괴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즐기게 된 것이다. 이렇게 소설가와 화가들이 만들어낸 요괴들은 다시 많은 사람들에 게 수용됨으로써 일본 요괴문화사의 일부를 차지하게 되었다. 즉 허구 속의 요괴들도 일본 요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옛날 요괴들과 함께 새로운 요괴들이 탄생하고 있으며, 미즈키 시게루의 요괴들도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섯 번째 ‘유령’이란 죽은 사람의 혼이 생전의 모습으로 이 세상을 떠돌고 있는 것이다. 유령도 요괴의 일종이다. 이 세상에 출몰하는 이유는 제각각이다. 부인이나 남편, 사랑하는 사람에의 미련 때문에, 혹은 생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또는 원한을 풀기 위해서 등등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원령’의 경우에는 예부터 ‘오니’의 모습으로 출현한다고 여겼다. 그러나 에도시대 이후 원령은 개성이 있는 인간의 모습을 지닌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오니가 되기까지 개인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획일화된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이지만, 유령의 경우 출현하는 이유가 명확한 개인사가 중시된 결과이다.
일본의 요괴문화사, 그중에서도 요괴화의 전통은 이러한 신앙적 전통과 문화적 특징 안에서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요괴문화를 읽고 해석하는 데는 다각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에믹(emic)과 에틱(etic)이라는 두 가지 시각을 병행하면서 가능한 한 개별 요괴의 현상과 상징성을 상세하게 논의하고자 노력했다. 에믹은 일본인이 스스로 말하거나 묘사하는 내재적인 시각이며, 에틱은 외부에서 보는 관찰자의 시각을 말한다.
일본문화에 나타나는 수많은 요괴의 전모를 파악한다는 것이 한 권의 책으로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현대의 일본문화로써의 요괴에 대한 이해를 심화한다는 공동목표에 따라 연구회를 거듭하며 최대한 이루어낸 성과물이다.

 

 

  • 서문/ 일본의 요괴관에 대하여
    《제1부》 요괴론의 기초지식
    요괴를 즐기며 가꾸어가는 나라 일본 박전열
    트리즈로 보는 요괴의 창작방식 임찬수
    오늘날에도 변형을 거듭하는 눈 속의 여자요괴, 설녀
    캐릭터에 대한 열망 ‘모에’와 요괴만화의 만남
    일상 언어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요괴의 이미지

    《제2부》 끝없이 전개되는 일본인의 상상력과 그 표현
    일본 요괴의 고향 이와테현 도노시 기행
    요괴를 만들어내는 사람 미즈키 시게루
    학교괴담, 교문 너머의 요괴 이야기
    소설가 미야자와 겐지가 창조한 요괴 캐릭터
    《제3부》 요괴는 시대의 파도를 넘어
    이야기와 민간신앙을 통한 도깨비의 삶 엿보기
    한국 초등학생의 요괴??귀신관 형성 경로 탐색
    에도의 요괴, 판화로 깨어나다
    스크린 위를 활보하는 요괴들
    일본판 도플갱어, 생령
    오랜 역사 속에 축적된 중국의 요괴 캐릭터

    《제4부》 오늘도 맹활약하는 전통적인 요괴들
    술을 아주 좋아하는 덴구와 너구리
    신성과 속성을 오가는 변화무쌍한 요괴 뱀
    그로테스크에서 큐티까지 오니 묘사의 스펙트럼
    ‘현대’라는 뭍으로 올라온 이야기꾼 갓파
    요괴 누라리횬의 가족관계
    M교수의 일본요괴론 ?슈텐도지 강의노트
    《요괴 명칭 일람/ 참고문헌/ 후기/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