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노성환 |
정가 | 20000원 |
상세정보
대만차에는 대만인들의 이야기가 있고, 또 대만차를 좋아한 세계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것들은 고스란히 대만차의 역사와 문화 속에 녹아있다. 이 책은 《대만차의 역사와 문화》에 목적을 두고 쓰여진 것은 아니며, 주된 내용이 차나무의 품종, 찻잎에 함유되어있는 성분과 향미, 그리고 제다와 음다, 그리고 도구 사용법, 보관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놓은 것이다.
오늘날 현대사회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 어디에서나 공개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편리한 현실에서 살고 있다. 다행히 우리 주위에는 대만차를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글들이 인터넷을 통하여 조각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러한 것들
도 소중하다. 그러므로 일차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주워 담고, 정리하며, 그 내용들을 검증을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공적인 자료들을 최대한 수집하여, 이를 통해 대만차의 역사와 문화를 보고자 하는 것이 본서의 목적이다.
차의 원료가 되는 차나무는 성질이 까다롭다. 햇빛을 좋아하지만 음지에서도 잘 자라나는 성질도 가지고 있어 오후에는 구름과 운무가 끼는 시원한 기후를 좋아한다. 그리고 차나무는 비를 좋아하지만, 그곳에 물이 많으면 잘 자라지 않는다. 그러므로 차는 경사가 완만하고 배수가 잘되는 곳을 좋아한다. 그러므로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열대 및 아열대 기후대와 산간지대가 차나무가 가장 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다.
대만은 비가 많이 내리는 고온 다습한 아열대성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차 재배지로서는 적합한 지역풍토이다. 더구나 해발 1000미터 이상의 산악지대도 있어 고산차라는 고냉차(高冷茶)가 생산이 되는 곳도 대만이다.
대만의 수많은 종류의 차에는 대만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만인들은 차문화를 시대에 맞추어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대만의 중장년층들이 찾는 〈차관(茶館=茶藝館)〉이 있고, 또 그러한 곳에서 젊은층을 겨냥하여 〈패션프루트 버블 홍차(百香果珍珠紅茶)〉, 〈버블우롱 밀크티(珍珠烏龍奶茶)〉, 〈버블레몬 녹차(珍珠檸檬綠茶)〉 등의 버블티(Bubble tea) 또는 타피오카티가 개발되어 호평을 얻기도 한다.
일본이 물러가고 난 후에는 대만차의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한 인물로 오진탁(吳振鐸), 임복천(林馥泉), 임복(林復)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모두 복건 출신이다. 그리고 중국 근대 다업의 아버지로 불리는 장천복(張天福: 1910~2017)이 세운 복건의 복안농학교 졸업생이며, 장천복에게서 차의 재배와 제다를 배운 직계 제자들이다. 이들이 전후 대만 현대 차 연구개발을 이끈 주요 3인방이었다. 이들을 비롯한 수많은 대만의 기술자와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오늘날 대만 차문화를 이룩한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곱씹어보면 대만의 차문화는 뿌리를 중국에 두면서도 대만의 분리 독립을 원하는 대만 복건인들의 기질과도 닮아있다. 그야말로 대만의 차는 복건인들의 대만 이민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