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의 연구는 문학 분야를 제외하고는 민족독립과 계급투쟁이라는 거대담론 속에서 언급되었다. 식민지 권력은 주민들의 일상에 대한 체계적 관찰과 이에 기초한 일상의 재조직을 시도하며, 다른 한편으로 조선인 엘리트들은 조선의 전통적 생활양식을 성찰의 대상으로 삼아 이를 바꾸기 위한 계몽운동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민중들의 일상생활은 이들의 정책이나 계몽에 영향을 받아 변화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습속화 된 보수성에 의해 지속되는 것이다. 일상생활은 도시화와 산업화, 국권의 상실과 이를 회복하려는 의식적 운동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경합하는 장이었던 것이다.
일제는 조선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폭력적으로 해체하면서 근대적 생활양식으로의 변화를 물리적으로 강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방식은 외세의 강압에 의해 일시에 변화하고 교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상이 남긴 유무형의 유산을 묵묵히 이어받아 생활해 온 기층민들에 있어 외래문화의 수용은 자신들의 삶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는 있어도 그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기층의 생활은 정치ㆍ경제적 변화의 진행과는 층위를 달리하는,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문화전통의 토양을 바탕으로 교섭과 통합의 복합적인 과정을 거치면서 전화(轉化)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록된 12편의 논문은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의 문화전통이 어떻게 변모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작업의 소산물이라 하겠다. 특히 넓은 의미에서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한국문화전통의 지속과 변용〉 연구에 초석이 되는 귀중한 원고들이다. 모쪼록 본서가 근대 시기 한국의 사회문화를 전공하는 연구자들에게 널리 활용되어 관련 학문 분야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서문
〈제1부〉 개화기
제1장 『임하필기』에 나타난 세시풍속과 민속놀이
Ⅰ. 『임하필기』의 가치와 중요성
Ⅱ. 세시풍속과 민속놀이 고찰
Ⅲ. 세시풍속과 민속놀이에 대한 종합적 평가
제2장 개화기 서양인이 본 한국의 의례
Ⅰ. 서양인들이 남긴 개화기 한국에 관한 기록물
Ⅱ. 개화기 서양인이 본 한국 의례
Ⅲ. 서양 중심적 사고와 편향된 평가
제3장 개화기 서양인들과의 민속 관련 민간문화교류 -평가와 제안
Ⅰ. 개화기 서양인들과의 민간문화교류
Ⅱ. 민속 관련 자료 및 연구 성과에 대한 평가
Ⅲ. 민속 분야의 연구 성과 의의 - 제안을 겸하여
〈제2부〉 일제강점기
제1장 일제강점기 전통주의 위축과 변모
Ⅰ. 일제강점기 전통주에 대한 민속학적 시각
Ⅱ. 일제강점기 전통주의 위축과 변모
Ⅲ. 일제강점기 전통주에 대한 종합적 평가
제2장 일제강점기 향토오락 진흥정책과 민속놀이의 전개 양상
Ⅰ. 향토오락을 둘러싼 일제의 문화정책의 추이
Ⅱ. 일제강점기 健體 프로젝트와 오락 담론
Ⅲ. 일제의 농촌진흥운동과 농촌오락 진흥운동
Ⅳ. 조선 향토오락 진흥의 방향
Ⅴ. 근대 시기 민속놀이의 전개 양상
Ⅵ. 민속놀이 전승 방식의 근대적 변모 양상
제3장 일제강점기 가신신앙
Ⅰ. 가신신앙에 대한 논의
Ⅱ. 가신신앙 자료들에 대한 문제점과 성과 검토
Ⅲ. 가신신앙의 유형별 분석
Ⅳ. 가신신앙 관련 자료의 수집 및 보존
〈제3부〉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
제1장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관ㆍ혼ㆍ상ㆍ제례의 지속과 변용
Ⅰ. 전통문화와 외래문화의 충돌
Ⅱ.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까지 관ㆍ혼ㆍ상ㆍ제례의 지속과 변용
Ⅲ. 관ㆍ혼ㆍ상ㆍ제례의 지속과 변용의 결과
제2장 민속놀이와 의식주를 통해 바라본 “조선의 근대” 연구에 대한 의의
Ⅰ. 의식주와 민속놀이를 통해 바라본 조선의 근대에 대한 논의
Ⅱ. 의식주를 통해 바라본 조선의 근대
Ⅲ. 조선의 근대와 민속놀이의 변화 양상
Ⅳ. 조선의 근대와 외래문화로 인한 문화전통의 변용
〈부록〉
1. 번역자료 2. 번역자료
〈참고문헌〉
〈찾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