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노성환 |
정가 | 35000원 |
상세정보
일본의 규슈(九州)는 일본 국토 가운데 우리나라와 가장 가깝다. 그곳 나가사키현(長崎縣)의 쓰시마(對馬島)는 부산에서 지척의 거리이어서, 이곳으로 건너가면, 바로 밑에 잇키섬(壹岐島)이 가깝게 다가온다. 잇키섬에 건너가면 사가현(佐賀縣)의 가라츠(唐津)가 눈에 잡힐 듯이 가깝게 보인다. 이 책은 규슈의 가고시마현(鹿兒島縣), 나가사키현, 사가현에 흩어진 조선도공들을 추적한 결과물이다. 그들이 일본 속에서 어떠한 삶을 살았고, 오늘날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 가에 대한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이다.
1592년 도요토미 히데요시(?臣秀吉)가 일으킨 임진왜란 때 왜군들은 이 루트를 통하여 우리나라를 쳐들어 왔다. 정유재란 때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당시 규슈의 모든 영주들은 히데요시로부터 동원 명령을 받아 군사를 이끌고 조선으로 가야 했다. 그러므로 이곳 어디를 가더라도 7년 동안 벌어진 전쟁에서 왜군들에게 잡혀간 무수한 조선인들의 이야기가 있다. 이들의 삶은 사실상 노예와 다름없었다. 역사 속에서 잊혀져간 이들은 어떠한 의미에서 나라가 지켜주지 못해 생긴 유민들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조선의 문화를 일본에 이식한 주역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에 관한 관심은 국내외적으로 그다지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들은 양국에 의해 버려진 사람들이었다. 임진왜란을 노예의 전쟁으로 부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