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일본고전독회 편집 |
정가 | 28000원 |
상세정보
≪놀이로 읽는 일본문화≫는 예로부터 이어 내려오는 놀이 문화에 관한 글로, 크게 실내놀이, 실외놀이, 연회와 예능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옛날 일본의 귀족 여성들은 자유로운 외출은커녕, 외부인과의 교류도 여의치 않은 삶을 살았다. 특히 헤이안平安 시대(794-1192년)의 상류층 여성들은 폐쇄적인 결혼 제도, 복잡한 의례와 우아하지만 까다로운 복식의 제약 아래에서 주로 집안에 갇혀 지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자연히 실내에서 무료함을 달래줄 놀이가 많이 발달하였다. 실내놀이는 참으로 다양하여 바둑, 쌍륙, 와카和歌 겨루기, 모노가타리物語 겨루기, 향 겨루기, 그림 겨루기, 인형놀이, 돌 맞추기 등이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은 남녀 모두 즐기는 놀이이다. 한편 실외에서 이루어지는 남성들만의 놀이로는 공차기, 활쏘기, 매사냥, 경마, 씨름, 빙어 잡이 등이 있다.
[실내놀이]
◎<손으로 하는 대화>는 바둑에 관한 글이다. 중국에서 발명된 바둑은 한반도를 거쳐 7세기경에 일본으로 전해졌는데, 헤이안 시대에 이르면 바둑은 이미 남녀 모두가 즐기는 대표적인 놀이로 정착된다. 당시의 문학 작품인 ≪겐지 이야기≫에는 사람들이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동성끼리, 혹은 남녀가 대국하는 장면이 보인다. 그런데 모노가타리에 묘사된 바둑은 단순히 오락의 차원을 넘어서 바둑이 이루어지는 장소와 인간관계가 이야기의 복선으로 작용한다. 이 글에서는 바둑 대국을 둘러싼 등장인물의 심리 묘사와 배경 설명 등이 모노가타리의 흐름 및 주제와 어떻게 연동되는지를 살핀다.
◎<우아한 유희, 위험한 욕망의 게임>은 쌍륙 놀이를 소개한다. 백제를 통해 전해진 이후, 쌍륙은 당시 일본의 대표적인 실내놀이가 되어 문학 속에도 종종 등장하게 된다. 승부에 집착하는 놀이인 만큼, 작품 안에서는 쌍륙을 둘러싸고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가 펼쳐지기 마련이다. 이 글에서는 ≪가게로 일기≫를 비롯하여 여러 고전 작품에 나타난 쌍륙에 얽힌 이야기들을 통하여 인간의 욕망과 상상력의 세계를 조망한다.
◎<무엇이든 겨뤄보자>는 다양한 사물의 우열을 겨루는 ‘모노아와세’라는 놀이에 관한 글이다. 귀족들의 다양한 겨루기 놀이의 종류를 살펴보고, 그 안에 담긴 미학과 인생철학을 가늠한다.
◎<미의 앙상블, 격정의 한판 승부>역시 겨루기 놀이 중 ‘와카 겨루기’에 초점을 맞춘다. 와카 겨루기의 구체적인 방법, 유명한 일화, 그리고 놀이와 일본인의 미의식의 상관관계 등을 알아본다.
◎<그림과 문학, 놀이 속에서 빛나다>는 그림과 이야기 겨루기에 관한 글이다. 그림 겨루기는 단순히 그림과 모노가타리만을 비교하는 차원을 넘어 놀이 주체의 예술성, 나아가 패션 감각까지 겨루는 격조 높은 놀이였다. 이 글을 통해서 예술로 승화된 놀이를 탄생시킨 일본 고대문화의 품격과 집단지성을 엿볼 수 있다.
◎<일본 카드 게임의 원조>는 조가비 겨루기에 대한 글이다. 이 놀이는 귀족의 놀이로 출발하여 훗날 서민들이 얇은 나무판에 와카와 그림을 그려 겨루는 가루타 놀이로 발전하게 된다. 귀족의 우아한 조가비 겨루기가 어떠한 과정과 시대정신을 거쳐 서민의 소박한 카드게임으로 변천하는가를 재미있게 풀어놓는다.
[실외놀이]
주로 남성들이 실외에서 하는 놀이를 다룬다.
◎<예술로 승화되는 공차기>는 축구의 어원이 되는 공차기의 기원과 역사를 살피는 한편, 문학 속 공차기 장면이 애절한 남녀 사랑의 기폭제로 작용하는 과정을 그린다.
◎<활 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주로 고전 문학 작품의 표현과 주제를 중심으로 일본인에게 활쏘기 놀이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활쏘기의 정치적 은유는 무엇인지를 규명한다.
◎<벚꽃나무 아래에서 맞이하는 비일상적 시공간>은 그 유명한 일본의 벚꽃놀이에 대한 개관이다. 일본인에게 벚꽃의 의미란 무엇인가를 이야기 중심에 두고 고대 농경사회의 종교성, 귀족의 미학, 서민의 해방감, 그리고 현대의 연중행사 등의 측면에서 벚꽃놀이의 정체성을 다각도로 조감한다.
◎<스모의 발자취>는 일본의 국기인 스모에 대한 글이다. 스모의 기원이 되는 고대 신화를 살피고 이후 전근대 시대의 스모의 위상 변천과 역할, 근현대 스포츠로서의 스모 발전사를 다방면에 걸쳐 심도 있게 다룬다.
◎<새해의 푸르름을 만끽하는 봄나들이>는 주로 들놀이와 관련된 행사와 습속을 살핀다. 여러 고전 문학 속에 정월 첫 쥐날에 이루어진 들놀이 장면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조망함으로써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
◎<돌팔매질, 싸움이냐 놀이냐>는 석전놀이에 대한 글이다. 오늘날 아련한 추억으로만 남은 돌팔매놀이의 역사와 주요 무장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내며 단순히 놀이를 넘어 풍년을 기원하고 액을 물리치는 주술적 민속놀이의 요소를 살핀다.
[연회와 예능]
궁중과 귀족들의 연회에서 연주된 음악과 무용에 관한 글이다.
◎<향연의 축제>는 귀족들이 즐긴 관현 중심의 협주를 유희의 개념에서 설명한다. 이후 시가와 관현이 일상의 놀이를 떠나 예능화, 전문화되어가는 양상을 설명한다.
◎<나비의 몸짓이 수놓는 세계>는 나비를 모티프로 한 무용에 대해 말한다. 나비를 매개로 한 이향 체험이 무용으로 승화되는 과정, 그리고 신화와 고전 문학 작품에 드러난 호접무의 내러티브를 다룬다.
◎<계절이 바뀔 때 열리는 연회.는 연중행사와 의례에 관해 서술한 글이다. 원단, 삼월 삼짓날, 단오, 칠석, 중양절 절회 등의 연중행사가 고전 문학에 어떻게 묘사되며 그 의미는 무엇인지에 주목한다.
◎<유희의 인문학>은 일본의 다도를 주제로 한다. 중국과 구분되는 일본 고유의 다도 탄생의 역사를 조명하고, 다회의 양식과 형식미 등 유희와 풍류로서 다도의 매력에 대해 살핀다.
◎<인형극 조루리와 조명>은 전통 예능인 조루리의 공연과 서민의 삶을 다룬 글이다. 여기서는 근세 시대 서민 생활을 소재로 한 소설과 인형극을 중심으로 ‘조명’이 어떻게 당시 서민들의 삶을 투영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잠시 머물다 가는 세상, 그림에 담다>는 판화와 우키요에를 통해 근세 문화를 언급한다. 특히 우키요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다양한 미인도 탄생의 숨은 이야기를 통해 당시 여성들의 사랑과 애환, 에도 문화의 특징 등을 자세히 집어낸다.